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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모노크롬이라는 것은 근대의 시각성이 극한에 달한 것이다. 근대 미술의 끝물이 바로 미니멀아트리고 그 대표적인 것이 모노크롬이다. 그래서 그들 작품은 대부분 기하학적인 도형이나 모듈의 운용 같은 것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우리 단색화는 촉각성과 몸의 철학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다르다. 서구작가들이 그리드에 기반한 논리적 작업을 했다면 한국 작가들은 반복작업을 통해 정신적이고 초월적인 상태를 지향한 것이다. 가렬 저압섭 작가는 한지를 한(寒)지라고 불렀다. 차가운 겨울날 만져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이다. 입체성을 만지고 느끼는 이 개념이 서구에는 없다. 이우환의 구겐하임 전시 때 탄색화라는 표현을 썼다. 한국의 작품들을 단순히 서양적인 의미에서 모노크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정작 서양 사람들도 (한국의 단색화를)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깐 표현 못지않게 수양과 자제를 엿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왜 스스로 그들 밑으로 들어가려 하는가?
-윤진섭 큐레이터-
전기단색화화가
곽인식
권영우
김기린
김장섭
김환기
박서보
서승원, 윤명로, 윤형근, 이동엽,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최명영, 최병소, 하종현, 허황
후기단색화화가
고산금, 김춘수, 김태호, 김택상, 노상균, 남춘모, 문범, 박기원, 안정숙, 이강소, 이인현, 이배, 장승백, 천광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