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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면 목적지는 명확했다. 오래전부터 유명한 곳, 아니면 새로 생긴 핫한 곳, 의미가 있는 곳, 그리고 미술관, 박물관, 문학관 등 지자체에서 수십억을 들여만든 뮤지엄을 꼭 방문했다. 그 중 가장 사랑한 곳은 뮤지엄산이었다. 멤버쉽을 가입해 일년에 몇번을 갔다. 안도다다오의 멋진 건축물과 공간, 그 공간을 채운 작품들 그냥 그 분위기와 공간을 정말 좋아했다. 자신있게 추천할 말한 곳이였다.
그런데 그런 공간들이 여기저기 많이 생겼다. 어디를 가야할 지 갈피를 찾지 못하겠다. 어느 순가부터 엄청나게 서치를 해야했고 서치하는 시간이 늘어나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엄청난 광고의 홍수 속에서 나만의 목적지를 정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꼭 먹어야할 것, 꼭 봐야 할 것, 꼭 사야할 것 등등 해야하는것들이 너무 늘어나버린 것이다.
올 여름에 3주간의 유럽여행을 계획해 왔다. 좋은 루트를 짜고싶고 완벽한 여행을 해야하는 강박에 아직 하나도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이 숙제를 여기저기 남겨두고 불편한 마음으로 학교를 가는 기분이다.
이제부터 세우면 되려나?? 근데 가성비는 어떡하지??
재화가 부족해서 사실 이렇게 머리아프게 계획을 짜는게 아니던가.....
그렇다고 풍부하다고해서 행복한 일정이 되지 않을거란 것은 자명하기에 주어진 시간과 재화에 나의 최선을 다하고 감사하기로 마음먹어야 겠다. 이렇게 여행을 갈 수 있는 체력과 약간의 돈이 있다는 것!!!